미국산 vs 호주산 소고기의 차이와 안전성

김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9 09: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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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에 상륙하고 이마트 등 대형 쇼핑센터는 호주산, 미국산 소고기를 연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우의 판매량은 늘고 있다. 안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유통 소고기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호주산이든 미국산이든 '과연 안전한지, 몸에 해롭거나, 위험한 것은 없는지'등의 이슈이다. 하지만, 요즘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의 치명적인 문제로 유전자조작(GMO) 성장호르몬을 일상적으로 주입받는 젖소 암소고기의 수입과 급식시장 진출에 우려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소고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 미국산 소고기

미국의 젖소(홀스타인) 암소는 1000만 마리에 달한다. 전체 소의 20% 가량이 젖소 암소다. 또 미국의 30개월령 이상인 소, 즉 암소의 절반 가량이 우유을 짜내는 젖소다. 따라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문제의 젖소 암소고기가 들어올 공산이 매우 크다.



특히 성장 호르몬을 일상적으로 투여받고 있는 젖소 암소는 200만 마리로 추정된다. 미국의 소비자단체인 컨슈머 유니온은 바로 이 200만 마리를 '매우 위험한 소'로 분류한다. 미국 내에서 가장 위험한 군으로 분류돼 있고, 영국 광우병의 발병 건수의 80%가 바로 문제의 젖소 암소다. 미국 소비자단체에 의해서 촬영된 다우너 소 도축 영상에 등장하는 소 모두가 바로 젖소 암소다.

그렇다면 젖소 암소는 왜 위험할까? 미국 축산업자들은 보다 많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호르몬을 투여한다. 젖소 암소는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투여하지 않을 때보다 1.5배 많게는 2배 가량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 당연히 정상일 때보다 많은 우유를 짜다보니 소의 체력은 고갈되고 면역력은 떨어진다.



인위적인 성장호르몬 투여는 고단백질 사료자원을 필요로 하게 된다. 동족포식사료의 급여가 불가피한 것이다.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까닭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소에게 양의 내장을 먹여 광우병이 발병했다. 그런데 소의 성장호르몬 사용은 영국에서 먼저 시작했다. 영국은 광우병 발병이후 동족포식사료 급여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미국에선 현재 소의 내장과 같은 도축 부산물의 급여를 제한하는 대신에 닭의 부산물을 먹이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닭에게 소의 부산물을 먹이고 소에게 닭의 부산물을 먹이는 방법은 교차감염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과도한 우유생산에 따른 젖소의 체력 고갈과 면역력 저하는 질병이나 세균 감염을 높이고 항생제 투입을 늘린다. 내성이 길러진 젖소 암소는 보다 강한 항생제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성장호르몬 사용이 결국 다량의 항생제와 동족포식사료 시용을 초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들 젖소 암소들이 우리를 공포로 몰고 있는 다우너(주저앉는 소)가 될 소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기업형 농장의 젖소 암소는 송아지 때 우유를 먹고 자라지 않고 소의 피로 만든 우유대체제를 먹고 자란다. 젖소 암소는 송아지를 낳기 한 달 전부터 건유기(우유가 안 나오는 시기)를 거친다. 그런데 미국의 기업형 농장에서는 건유기 때에도 억지로 우유를 짜내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과다 투여한다. 미국 젖소 암소의 상당수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성장호르몬, 동족포식사료, 항생제로 범벅이 된 우유 짜는 기계로 취급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오래 버티기 힘들다. 미국 젖소 암소의 평균 연령은 3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고 있는 유럽이나 한국은 위험에서 안전할까?

유럽연합은 광우병 발병이 최초로 보고된 지 3년이 지난 1988년 소의 성장호르몬을 금지하고 그 다음해인 1989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LG생명과학이 개발한 성장호르몬이 사용됐으나 지나친 착유로 인한 체력 저하와 기립불능증후군(다우너소) 발생, 과도한 사료비 부담, 우유공급 과잉 문제가 겹치면서 2001년 이후 사용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LG생명과학은 일부 남미와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수출에 전념하고 있다.

변형 프라이온의 인간 광우병 발병 기제 알아냈다

미 매사추세츠대 연구진, '네이처 구조 분자 생물학'에 논문



프라이온(prion)은 핵산이 없는데도 전염하는 특이한 단백질이다. 프라이온이 침범하면 뇌세포가 파괴돼 '프라이온 병(Prion disease)'으로 불리는 신경 퇴행 질환을 일으킨다. 소의 광우병(mad cow disease), 양의 스크래피 병, 인간의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쿠루병·가족성 불면증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프라이온 병의 핵심은 프라이온 단백질의 '이상 접힘(misfolding)'이다. 프라이온이 비정상적으로 접혀 입체형으로 변해야 병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단백질의 '이상 접힘'을 탐지해 바로잡는 샤프론 분자(chaperone molecule) 교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인간에게 프라이온 병이 생기는 건, 샤프론 분자가 미처 나서지 못할 만큼 프라이온의 변형이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UMass) 과학자들이, 샤프론 분자가 프라이온의 이상 접힘을 제어하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문제가 되는 건 프라이온 '핵 형성 씨앗(nucleation seed)'이라는 복합체의 크기였다. 이는 프라이온 단백질이 서로 엉겨 붙어 형성하는 '분자 집단(molecule cluster)을 말한다. 이 발견은 희소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등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실마리가 될 거로 기대된다.

광우병 대란, 과도한 '광우뻥'이슈로 선동몰이

유럽과 미국은 1989년 이래 성장호르몬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다 결국 1998년 전 산업분야에 걸친 무역전쟁을 벌인다. 이후 성장호르몬 사용 국가 또한 지속적으로 줄어 미국과 일부 중남미 국가로 제한됐다.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 암소와는 달리 고기를 얻기 위한 젖소 수소나 고기용 소의 경우, 젖소 암소에 비해 호르몬 사용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양계농가들도 성장호르몬을 사용하지만 축종의 특성상 호르몬 잔류 피해 정도가 젖소 암소에 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축산업자들은 소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6가지 종류의 호르몬제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 에스트라디올, 프로제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 3가지는 천연 호르몬이고, 제라놀(에스트로젠), 아세트산염 트렌볼론(안드로젠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아세트산염 멜렌제스트롤(프로제스틴) 등 3가지는 합성 호르몬이다.



시카고에 소재한 일리노이 의대 공중보건의학과의 사무엘 엡스타인 박사는 지난 2001년 몬산토의 내부자료를 공개하며 발암의 위험성을 폭로했다. 몬산토사의 GMO 성장호르몬이 발암을 촉진한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그는 "성장호르몬은 장차 일어날 재앙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호르몬은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을 늘리는데, 내가 우려하는 것은 IGF-1의 수치가 늘어날 때에 초래되는 결과"라며 "기존의 여러 연구보고에 의하면 IGF-1의 증대는 유방암, 결장암 및 전립선암의 발병위험을 현격하게 높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성장 호르몬은 사용이 금지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1997년에 첫 선을 보인 뒤, 2006년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리처드 로즈가 쓴 <죽음의 향연>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 인체 성장 호르몬이나 성선 자극 호르몬을 투여 받은 적이 있는 사람, 전염성 해면상 뇌증 가족력이 있는 사람, 신경 수술 중에 인간 경뇌막 이식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 등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과 기타 전염성 해면상 뇌증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헌혈을 받지 말라고 권고했다.' 실제로 2002년 영국에서는 6년 전 수혈로 인해 인간 광우병에 걸리는 사례가 발생했다.



<독소, 죽음을 부르는 만찬>을 쓴 시사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식품 전문가인 윌리엄 레이몽은 2008년 5월 23일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 문제만 안고 있는 건 아니다. 성장호르몬도 문제다. 에스트라디올(난소호르몬의 일종),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일종), 트렌볼론 아세테이트, 그리고 제라놀과 같은 호르몬제도 문제다. 이들 중 일부는 사춘기를 앞당기고 호르몬 난조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은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공중보건에 관한 수의과학위원회'로 하여금 쇠고기와 기타 육류에 남아 있는 성장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서 유럽연합은 2000년 5월 에스트라디올을 가축에 절대 사용하지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나머지 5개 성장호르몬에 대해선 좀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법으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유럽불임학회는 또한 의학저널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2007년 3월 28일자에서 호르몬을 투여한 쇠고기가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켜 생식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한국인은 지금도 소 내장(대창), 소 머릿살 등 유럽에서는 금지하는 부위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서 구이용, 전골용, 국밥 등에 넣어 먹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에 따라 미국산 젖소 암소 고기의 공식적인 허용은 저가 입찰 위주의 급식시장을 중심으로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쇠고기는 연령 구분도 어려운 판에 품종(미국 젖소는 대부분 검은 무늬가 얼룩덜룩한 홀스타인)과 암수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DNA 검사 방식도 있으나 99%가 정확하더라도 1%의 오류가 발생한다면 무역분쟁은 물론 소비자 혼란을 부추길 수 있어 현실적으로 적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산 소의 품종은 600kg까지 자라는데 거세를 안했을 경우 22개월, 거세를 했을 경우 24개월 정도 걸린다. 미국에선 소의 성장호르몬을 사용하니 이보다 더 성장이 빠를 수도 있다. 그러니까 30개월령 이상 소는 암소일 가능성이 높다. 암소는 생후 12개월부터 임신이 가능하고, 10개월이 지나면 송아지를 낳는다. 그후 120일이 지나서 다시 임신을 한다.



젖소 암소가 실제로 우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22개월부터다. 따라서 사육농가 입장에서는 젖소 암소가 최소한 송아지를 두 번 이상 낳고 우유를 생산해야 타산이 맞다. 젖소 암소가 두 번 이상 송아지를 생산하면 36개월령에 이른다.



연령별 쇠고기 수입기준이 '30개월령 미만'이면 젖소 암소는 들어올 수는 있으나 극소수일 것으로 보인다. '25개월령 이하'이면 들어올 가능성이 희박하다. '20개월령 이하'이면 완벽하게 젖소 암소를 차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문제는 믿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수입하는 쇠고기를 전수조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입되는 쇠고기가 몇개월 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한국엔 "미국산, 세계에서 가장 안전" 강조하면서 호주산 대량 수입하는 미국

한국의 수입 쇠고기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의 독무대였다. 2003년, 캐나다와 미국에서 연이어 광우병이 발생하자 한국 정부에서 두 나라의 쇠고기 수입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는 나라의 순위는 미국(68%), 호주(22%), 뉴질랜드, 캐나다 순이었다.



2007년은 호주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이 정점에 이른 해였다. 한국 쇠고기 수입 총량의 73%(약 15만톤)를 호주산이 차지했고, 미국산이 7%, 기타가 20%였다. 호주축산공사 자료에 의하면, 호주는 전 세계 180개 국가에 쇠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호주산 쇠고기의 주요 수출 시장은 일본(43.5%), 미국(33.2%), 한국(13.6%) 순이다.

하지만, 2019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동안 국내 수입산 쇠고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던 호주산이 주춤한 사이 미국산은 점유율 50%를 넘어서면서 과거 '광우병 사태'의 여파에서 사실상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의 쇠고기 수입량은 총 41만5천112t으로, 미국산 점유율이 50.4%였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던 2003년(68.3%) 이후 처음 5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호주산 수입량은 17만5천82t으로, 1년 전(17만7천100t)보다 1.1% 줄었고, 뉴질랜드산은 1만8천371t으로 13.5%나 급감했다.

그런데 언뜻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쇠고기 주요 수출 국가인 미국이 호주산 쇠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한다는 대목이다. 미국 내에서도 지역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자국 쇠고기는 팔고 호주산 쇠고기를 들여오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과연 그것뿐일까?



이에 대해 자신의 비육우 농장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한다는 레이 싱글톤씨는 "미국인들 중에 풀만 먹고 자란 그래스페드 쇠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싱글톤씨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일부 미국인들이 광우병 발생 기록이 없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찾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2. 호주산 소고기

호주는 국토가 넓기 때문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초지가 조성되어 있다. 또한 깨끗한 비와 눈부신 햇살을 받고 자란 광활한 목초지에서 생산된 식육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비육우를 사육하고 있다. 호주나 미국 시장으로 내다파는 쇠고기는 풀만 뜯어먹고 자란 그래스페드(grassfed) 쇠고기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 등지로 수출하는 쇠고기는 일정 기간 곡물을 먹여서 키운 그레인페드(grainfed) 쇠고기다.

호주의 초지가 좋은데도 곡물을 먹이는 이유는 풀만 뜯어먹은 소의 고기는 육질이 질기고 고소한 맛이 없어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곡물을 먹이는 게 아니다. 비육우는 보통 1년 정도 키워서 도축하는데, 도축하기 100~120일 전부터 곡물을 먹인다. 그러면 살코기에 마블이 생겨서 차돌박이용 쇠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건 순전히 한국과 일본 시장을 위한 사육 방식이다."



이렇듯 곡물 사료를 먹인 그레인페드는 맛이 좋긴 하지만 광우병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등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유가 곡물 사료에다 동물의 뼛가루를 혼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지의 풀이나 순수 곡물만 먹인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호주나 뉴질랜드 소에서 지금까지 광우병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호주 쇠고기는 100% 안전한가?

호주 쇠고기 수출업자들이 '클린&세이프(Clean&Safe)' 마크와 '호주 청정우' 상표를 붙여서 한국 소비자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그대로 믿어도 될까? 진위 여부를 떠나서, 지금은 그 말을 믿고 싶다. 기왕지사, 2007년 한 해만 약 15만톤의 호주산 쇠고기가 한국에 수출되어 소비됐기 때문이다.



호주는 매우 넓은 나라다. 반면에 인구는 2100만 명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1평방킬로미터에 대략 두 명 정도가 살고 있는 것. 그 텅 빈 대륙의 푸른 초원에서 약 2700만 마리의 비육우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그러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풀밭에서 자란 비육우의 쇠고기는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일정 기간 곡물 사료를 먹인 다음에 도축해야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로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본 결과 여러 가지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었다. 전국 곡물 비육장 인증 제도, 전국 가축 식별 제도, 꼬리/귀표 시스템, 전국 농장 식별 코드 등의 시스템이 그것이다. 그 상세한 내용을 호주축산공사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 전국 곡물 비육장 인증 제도(NFAS)

수출용 곡물 비육의 위생 및 생산 관리 매뉴얼에 따라 사료와 용수의 안전성, 수의학적 치료, 살충제 검사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 전국 가축 식별 제도(NUS)

라디오 주파수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제도로 질병 통제와 원인 규명에 활용한다.

▲ 꼬리/귀표 시스템(Tail/Ear Tag System)

소를 매매하거나 도축할 때는 꼬리/귀표가 부착되어 따라다니고, 소에 남아 있는 모든 잔류물 상태가 중앙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된다.

▲ 전국 농장 식별 코드(PIC)

소의 이력을 추적하는 기본 시스템으로 호주의 모든 농장엔 주정부가 발행하는 8자리 숫자 식별 코드가 있다.





소의 일생이 다 읽히는 이력 추적 시스템

호주에선 한 마리의 소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도축될 때까지 따라다니는 8자리 숫자로 된 식별 코드가 있다. 그 소의 성장 과정을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소가 태어나면 위 속에다 컴퓨터 칩을 집어넣고 필요할 때 스캐너로 읽으면 즉석에서 모든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호주의 한 축산 농부가 발명한 것이다.



호주는 1975년부터 이 추적 시스템을 운용하였고 1996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이를 의무화하여 현재 모든 소 개체의 생산, 가공, 유통 과정이 추적 가능하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비육우에 대한 추적 시스템을 완성한 국가는 호주가 유일하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의 이력 추적 시스템은 거의 가동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어느 목장에서 사육된 소에서 발병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제출한 비공개 의견서에서 "미국의 이력 추적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 2005년과 2006년에 잇따라 광우병 소가 발생했지만 어느 농장에서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안전성에 유독 신경 쓰는 호주 축산업

호주는 한국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쇠고기 수출 경쟁에서 미국의 맞수가 될 수 없다. 우선 호주산 쇠고기는 육질이나 맛에서 그레인페드 위주의 미국산에 뒤진다. 더욱이 미국산 쇠고기는 관세의 영향으로 호주산보다 훨씬 싸게 수출된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합의안을 보면, 한국은 미국에 현행 40%인 쇠고기 관세를 협정 발효 시점부터 단계적으로 낮춰 15년 후에 철폐하기로 했다.



어디 그뿐인가. 내륙의 오랜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호주 축산 농가들은 곡물 가격 폭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호주 달러의 지속적인 강세로, 특히 미국에 아주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악조건에서 호주가 미국을 상대로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는 분야가 쇠고기의 안전성이다. 호주 농민과 정부 기관이 안전성 문제에 유독 신경 쓰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적정한 이윤을 남기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한국 소비자에게는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한우 대신 한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가 미국산이든, 호주산이든 안전성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에 대한 검증은 아무리 철저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마리의 소가 탄생해서 식탁에 오를 때까지 전 과정의 안전성 문제에서 미국산이 그 이외 국가들의 쇠고기보다 정말 우수한지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얼마나 고려했을지 의문이다.

3. 한우가격 급등현상

 

한우가격이 아찔한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인 4월 22일 한우평균도매가격은 2만341원/kg을 기록했다. 명절을 앞둔 시기도 아닌데 평균가격이 2만원을 넘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현재의 한우가격에 대해 기록적인 일이며, 기현상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난해 연말 개정된 등급개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1일 개정된 등급평가 기준에 따라 한우 1++등급의 출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우의 평균가격이 높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거세한우의 1++등급 출현율은 30%를 넘었다. 지난해 1분기 거세한우의 1++등급 출현율은 21%였다.



온라인유통시스템의 정착이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주목되는 소비형태는 비대면 판매다. 외식이 줄고,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유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우고기가 바로 여기에서 인기품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유통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한 온라인 유통업체에서 코로나를 전후해 한우고기의 판매량이 130%이상 늘어났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설과 추석 다음으로 3대 한우소비 대목으로 손꼽히는 5월 한우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5월들어서는 소고기 플렉스현상이 생겨났다. 집밥 열풍으로 소비가 몰리면서 한우 도매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5월에 정부에서 받은 재난지원금과 아동돌봄쿠폰 지급으로 육류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평상시보다 고기가 많이 나간다"며 "정육점이나 현장 직원들 말을 들어보면 작업량이 명절 때 이상으로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고 전했다.

어떤 손님들은 재난지원금을 사용해 "한우 구이용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말하며 싹슬이 해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정육점 주인은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다 한방에 다 사간다"며, "돼지고기를 사 가던 손님들이 한우 가격표를 한참 쳐다보면서 비교해보는등 구매성향도 달라지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한우고기의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5월 한우도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유통업체와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어 향후 한우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긍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데이터저널 =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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