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과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

이다인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0 1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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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상 최대치 경신하고 있는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 규모



1-1. 컴파운드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금융(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탈중앙화 대출 서비스인 컴파운드가 사용자들에게 코인(COMP)을 나눠주기 시작했고, 미국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이 코인을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 참여자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탈중앙화 금융 통계 사이트인 디파이펄스(DeFi Pulse)에 따르면,

2월 15일 12억4200만 달러(약 1조5021억 원)를 기록한 이후

6월 21일 14억4000만 달러(약 1조7409억 원)를 기록했고,

7월 7일 20억 달러(약 2조3850억 원)를 넘었다.



최근 서비스에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자체 코인을 보상하는 방식이 유행하면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월과 6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약 2주 만에 20억 달러를 돌파한 탈중앙화 시장 규모는 초기 성장세를 '컴파운드(Compound)'가 이끌었다면, 최근 고른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2. 컴파운드의 2020년 상반기 리딩 현황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개인 간 대출 서비스는 '컴파운드(Compound)'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컴파운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로 사용자들끼리 대출에 필요한 자산풀(MMF)을 만들고, 가상자산을 담보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컴파운드는 최근 사용자들에게 참여 보상으로 COMP 코인을 배포하기 시작했는데, 코인을 받기 위해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몰리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1코인당 62달러 수준으로 거래되던 COMP 코인은 18일부터 오르기 시작하면서 279달러 수준(6/21)으로 거래되었다. 4일 만에 4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와 함께 컴파운드의 초기 투자자인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COMP의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컴파운드는 코인 배포와 미국 대형 거래소 상장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단숨에 탈중앙화 금융 점유율 1위 서비스로 도약했다.



탈중앙화 금융 점유율 1위는 그동안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스테이블 코인 서비스 메이커가 1위였다. 메이커는 집계가 시작된 2017년부터 단 한번도 시장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서비스로, 탈중앙화 금융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컴파운드의 급성장으로 선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 6월 21일 컴파운드의 시장 규모는 5억1510만 달러(약 6230억 원)로 전체 시장 규모 중 35.7%를 차지하며, 메이커는 4억8010만 달러(약 5806억 원)이다. 이어 코인을 이용해 현물 자산을 추종하는 합성 자산을 만드는 프로젝트 신세틱스(Synthetix)가 1억7480만 달러(약 2114억 원), 컴파운드와 비슷한 서비스 에이브(Aave)가 1억1050만 달러(약 1336억 원), 이더리움 상에서 구현된 비트코인 프로젝트 랩비트코인(WBTC)가 4560만 달러(약 551억 원)로 뒤를 잇고 있다.

 

7월 8일, '컴파운드(Compound)의 총 가상자산 예치 규모는 6억6950만 달러(약 7984억4570만 원)로, 전체 시장 규모 중 3분의 1 수준이다. 2위는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스테이블 코인 서비스 '메이커'로 5억9000만 달러(약 7036억 3400만 원)다. 코인을 이용해 현물 자산을 추종하는 합성 자산을 만드는 프로젝트 신세틱스(Synthetix)는 3억2320만 달러(약 3855억1296만 원)로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탈중앙화 금융 거래 프로젝트 '밸런서(Balance)'가 1억5560만 달러(약 1857억5528만 원)였으며, 코인 대출시장 에이브(Aave)는 1억4800만 달러(약 1766억8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더리움 상에서 구현된 비트코인 프로젝트 랩비트코인(WBTC)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1만800개의 비트코인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옮겨졌다는 의미다.



1-3. 디파이 시장과열은 이상현상

디파이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장 과열에 따른 이상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컴파운드에 비 상식적인 거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인 '다이(DAI)'는 시가 총액이 1억8194만 달러인데, 컴파운드 서비스에 예치된 규모가 6억4000만 달러를 넘는다. 다이 총 발행량 보다 컴파운드 예치금이 3배나 더 많은 셈이다. 이는 예치와 대출을 반복해서 컴파운드 코인(COMP)을 보상받기 위한 투자자가 대부분이란 것을 보여준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달 트위터로 "나는 우리들이 당신에게 고금리 DeFi 상품을 너무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 금융보다 훨씬 더 높은 금리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차익거래 기회를 의미하거나 쉬쉬하는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솔직히 얘기해서 나는 우리들이 당신에게 고금리 DeFi 상품(defi things)을 너무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 금융보다 훨씬 더 높은 금리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차익거래 기회를 의미하거나 쉬쉬하는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2. 인터넷 전문은행과 디지털 혁신



2-1. 인터넷 전문은행의 증가

카카오뱅크가 2017년 영업을 개시한 지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는 2019년 5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1~3월) 65억6,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여신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확대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수신 16조280억원, 여신 10조368억원을 기록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준비한다. 사업분야는 증권과 보험까지 진출을 예고하며 전방위로 금융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시기 은행 설립인가를 받았으나, 가입자 수는 10분의 1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케이뱅크도 자본금 확충으로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토스뱅크가 예비인가를 받음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도 연 3% 수익률 혜택을 담은 ‘네이버 통장’을 출시했다. 그런데 ‘예치금 한도액은 100만원’이라는 제한이 조금 특이하다. 이는 자산이 증가하면 수익도 비례 증가하는 기존 은행 사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초년생이나 신용 기록이 많지 않은 소상공인까지도 포함하여 빅데이터를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려는 계획인 것이다.

 

 

 

2-2. 초 저금리시대의 도래

전례 없는 저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예대 마진에 크게 의지하던 은행들은 비이자수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펀드나 보험상품을 판매하며 받는 ‘자산관리수수료'는 선진국에 비해 비대한 이자수익 비중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졌지만, 펀드판매 경쟁으로 최근 ‘라임사태'와 같은 불완전판매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기존 은행들은 악화되는 경영환경과 더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원조 사업영역마저 잠식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은행들은 '디지털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서는데 분주하다. 그러나 영업점 중심의 전통 은행들은 확고한 국내 1위 메신저를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의 출혈마케팅에 점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비대한 기업구조와 인프라는 경쟁에서 민첩한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다. 네이버 뱅크에 대해서도 은행권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전유물이었던 ‘통장’을 정보기술(IT) 공룡인 네이버가 들고나오면서 은행 울타리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이다.



최근, 은행들은 위기의식을 가지고 인터넷 전문은행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네이버뱅크가 등장함으로써 은행들의 UI와 UX가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되었다. 은행들이 모바일앱 전면에 내세우던 캠페인 대신 고객의 계좌 잔고가 맨 먼저 나타나게 됐다. 이체도 간편해졌다. 또한 블록체인기술을 도입하여 대출시 인증절차를 간소화하거나 국제 송금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3. P2P대출 시장과 탈중앙화 금융

P2P대출시장도 최근 급부상한 금융서비스 중 하나다. 기존 은행을 통하지 않고 투자자와 사업자를 모아 대출을 중개하는 서비스는 효율적이고 높은 수익률로 인해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대출이 과도하게 부동산 PF에 몰리거나,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면서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중개업자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진 P2P 대출시장에서 과연, 중개업자에 대한 신뢰가 필요 없는 디파이(De-fi, 탈중앙 금융)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컴파운드’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시중금리보다 높은 중금리 대출을 ‘중앙화된 주체 없이’ 실행할 수 있다. 이자율 결정과 담보 청산시스템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채권이 토큰화되는 확장성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알고리즘상의 취약점을 노린 사고가 디파이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가격이 전체적으로 폭락하는 경우 연쇄 청산이 이루어져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존재한다. 만약 발견되지 않았던 취약점이 드러나 누군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지는 주체가 없다는 점이 큰 단점으로 지목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디파이를 말하는 이유는 뭘까? 애초에 은행을 통하지 않는 P2P 대출시장에는 기존 은행시스템을 개선한 핀테크 기업들보다 디파이가 투자자와 대출이 필요한 양쪽에 더 큰 실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기존 은행의 변화를 이끌어 고객들의 편익을 높여준 것처럼, 디파이도 P2P대출에 변화를 이끌어 금융시장의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2-4. 담보책정에 대한 디파이의 리스크

이 과정에서 디파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관점은 담보의 가치 책정 부분이다. 담보 코인의 개수는 동일하지만, 담보의 가치가 폭등하면 더 많은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다. 담보의 가치가 대출금 이하로 내려가면 담보는 청산 당하고 대출 계약은 종료된다. 담보의 가격은 거래 중인 거래소의 가격을 기반으로 잡는다. 거래되는 거래소의 수가 적을수록,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동성이 적을수록 담보의 가치는 크게 휘청거린다. 이를 악용해서 인위적으로 담보물의 가치를 조작하기도 한다.

 

 

디파이도 담보 코인을 가치를 정확하게 책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위적인 조작을 막기 위해 오라클을 해결하려는 프로젝트와 협업을 한다거나, 유동량을 키우기 위해 대출해주는 스테이블 코인과 담보로 받는 코인의 상호 전환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다. 예치금이 늘어날수록 대출해 줄 수 있는 상한선이 늘어난다. 예치금이 늘어날수록 담보의 유동성이 확보돼 안정적으로 된다. 디파이 프로젝트 평가에서 예치금 기준을 제일로 꼽는 까닭이다.



담보물의 가치 조작을 막아내고, 담보 코인의 가격이 ‘떡락’해서 청산 당하는 천재지변까지 피했다면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담보로 맡긴 코인을 되찾기 위해 대출받은 스테이블 코인과 대출 이자를 준비해야 한다. 대출 이자는 해당 디파이 프로젝트의 코인으로 지불한다. 대출해준 금액이 늘어날수록 대출 이자로 회수되는 디파이 프로젝트 코인의 수요가 증가한다.



디파이 프로젝트가 별다른 사건ㆍ사고 없이 순탄하게 돌아간다면 예치금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예치금 내에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출 계약이 종료되면 대출금과 대출 이자를 상환한다. 보유 중인 코인을 예치하고 이자 이익을 얻었다. 코인을 팔지 않고도 급전을 해결했다. 디파이 프로젝트는 유망주가 돼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예치금을 더 수탁받는다.

 

 

우려가 기우는 아닌 것이, 이전에도 유망 컨셉이 등장하면 우르르 몰려갔다. 결과는 대부분 다 망했다. TPS(초당 거래 처리 속도) 향상 컨셉이 그랬고, STO(증권형 토큰) 발행 컨셉이 그랬다. 최근에는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컨셉이 궤를 같이한다. / 출처: 조인디



2-5. 암호화폐가 은행 저금리 사업모델 바꿀 것

미국의 한 대학 교수가 향후 10년 내에 암호화폐가 은행들의 사업모델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고 2019년 10월 25일(현지시간) AMB크립토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대럴 더피 교수는 암호화폐로 인해 기존 은행들이 현재 저금리 덕분에 누리고 있는 수익성이 사라지면서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 탈중앙화 금융(DeFi), 과연 좋기만 할까?



3-1. 유행은 돌고 돈다.

암호화폐 세상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대개 암호화폐에서 유행이라고 하면 코인공개(ICO)나 탈중앙화 금융(DeFi)과 같은 것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최초의 유행은 비트코인이 촉발한 수많은 작업증명(PoW) 알고리즘 기반 알트코인들의 등장이었다. 그 때 지금은 이름도 찾아보기 힘든 수많은 코인이 등장했고 대부분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코인으로는 라이트코인이나 도기코인 정도가 있다.

 

이후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유행은 2013~2014년 사이 NXT를 위시한 지분증명(PoS) 코인들의 등장이다. 지금은 아는 사람이 많이 없겠지만 당시에는 블랙코인이나 PIVX와 같은 PoS 코인이 큰 주목을 받으며 유행을 주도했다. 그 다음 유행이 우리가 알고 있는 ICO, 거래소공개(IEO), 스테이블 코인 등이다.



3-2. 스테이킹 코인의 재부상



그리고 지금은 2014년에 유행했던 스테이킹 코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본다면 예전과 현재의 스테이킹 코인은 많이 다르다. 예전에는 순수한 지분 중심의 PoS 알고리즘이었다면 요즘은 DPoS(Delegated PoS)나 LPoS(Leased PoS), 혹은 BFT(Byzantine Fault Tolerance) 등의 알고리즘이 중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스테이킹을 추구하는 동기를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스테이킹에 매료되는 이유는 투자에 대한 안정적인 수익과 함께 은행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스테이킹 보상이다. 스테이킹 리워즈에 따르면 현재 테조스는 연 5.65%, 코스모스는 연 8.34%의 이자를 지급하며 세 번째 순위에 있는 팩톰은 연이율이 무려 37.6%에 이른다. 다른 네트워크 인플레이션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테조스 0.7%, 코스모스 1.9%, 팩톰 15.5%이니 웬만한 정기예금은 저리 가라 할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로 돌입한 지금 이런 높은 이자율과 암호화폐라는 매혹적인 상품이 교차하고 있는 지점이 스테이블 코인인 것이다.

 

이러한 열풍 때문일까, 요즘은 거래소에서도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각양각색의 스테이킹이 나타나고 있다. 소셜미디어 블록체인으로 알려진 스팀(또는 스팀잇)에서도 콘텐츠 보상으로 책정된 보상을 스테이킹 용도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다. 스팀 토큰을 구입해서 스테이킹(스팀파워업)하고 보팅 권한을 특정 계정에 임대하면 그 사람의 글에 계속 보팅을 해주어 꾸준한 보상을 지급하는 프로젝트가 한 예이다.



3-4. 이율 높지만 코인 본연의 가격 변동성은 '여전'

 

 

그렇다면 스테이킹 코인은 정말로 유망한 상품일까? 필자는 여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스테이킹 코인의 이자 보상과 은행 예금이자는 결정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스테이킹 코인의 이자 보상이 법정화폐가 아닌 코인으로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코인의 법정화폐 대비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한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으면서도 스테이킹 코인에 투자할 때 종종 간과하는 사실이다. 아무리 높은 비율의 이자보상이 지급된다고 해도 그 코인의 가격이 점점 내려간다면 코인 개수는 늘어나지만 돈(원화나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은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또 다른 차이는 보상 또는 이자가 생성되는 과정에서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는 예치된 돈을 대출하여 이자 수입을 벌어들인다. 이때 대출된 돈은 투자든 사업이든 어떠한 생산적인 일에 사용되어 가치를 창출하게 되며, 창출된 가치의 일부가 이자로 환원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위험이 감수되며, 위험도에 따라 이자율도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대부분의 스테이킹 코인은 그 생성 과정에서 생산적인 활동이 결여되어 있거나 아주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스테이킹된 코인의 주된 기여는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거나 네트워크에서 생산적인 활동을 일으켜 유·무형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중에 유통되는 토큰 양을 줄이는 것일 뿐이다. 스테이킹 코인이 안정적인 이자율을 지급하는 것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위험을 아예 감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치가 담보되지 않은 채 발행되는 코인은 결국 그 가치를 잃게 마련이다.



3-5. '묻지마 이자' 경계해야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스테이킹 코인 열풍이 광풍으로 바뀌게 되면 높은 이율을 내세우는 스테이킹 코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2014년에는 연이율이 200% 이상 되는 초고이율 스테이킹 코인들이 잠깐 동안 관심을 끈 적이 있다. 물론 그 코인들이 무슨 특별한 사업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다음 사람이 높은 스테이킹률과 높은 이자율을 보고 뛰어들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결과 지금 이들 코인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참고로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코인은 750%의 연이율을 내세웠으나 가격이 2000배 하락했다.

 

스테이킹 코인이 다시 유행을 탄 지금 이번에는 과거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얼마나 스테이킹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스테이킹을 하는지가 중요한, 허황된 보상을 위한 스테이킹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한 스테이킹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잠시 불었다가 사라지는 유행이 아니라 블록체인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데이터저널 = 이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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