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범' 금융 데이터 거래소, 혁신일까? 성급한 시행일까?

이다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1 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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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출범' 금융 데이터 거래소, 혁신일까? 성급한 시행일까?

계좌 개설, 송금 등 금융 거래를 스마트폰 하나로 뚝딱 끝낼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는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빅데이터 신산업 발전의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죠. 이와 함께 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 3월부터 시범 운영될 예정입니다.

 

1. 데이터 3법이란?

데이터 3법은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을 뜻합니다. 이 법안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처음 만들어졌고, 지난 1월 9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했습니다. 앞으로 이 데이터 3법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파급력을 지닐 예정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바로 '가명정보'! 가명정보는 개인정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시나요?

 

 

예시를 보면, 개인정보는 정보가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반면 가명정보와 익명정보로는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없겠죠.

지금까지는 가명 처리와 관계없이 기업·기관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기에 앞서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해왔습니다. 개인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산업계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뒤떨어진 법제라는 지적을 제기해왔는데요. 데이터 3법을 통해 이제 가명정보를 통계작성(상업적 목적 포함), 연구(산업적 연구 포함), 공익적 기록 보존 목적에는 동의 없이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네요!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라 금융당국은 데이터 거래소와 데이터 전문기관을 도입하고,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2. 데이터 거래소란?

데이터 거래소는 서로 다른 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해 새로운 상품, 연구 개발을 위한 결합을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말 그대로 금융, 통신, 기업 정보 등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죠.

금융 데이터 거래소에선 공급자인 은행,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 등 5,000여 개 금융기관이 데이터를 등록하면 핀테크 기업이나 학교, 연구소 등이 수요자가 되어 이 정보를 구매해 사용하게 됩니다. 공급자는 금전적 보상이나 공익 등의 목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수요자는 신규 서비스나 연구 개발 등의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죠. 데이터 거래를 위해서는 안전한 활용에 대한 신뢰가 필수적인 만큼 이 역할은 금융보안원이 맡게 됩니다!

당연히 금융사가 데이터를 제공만 해야 한다면 큰 손해겠죠? 은행이나 카드, 보험사 또한 필요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통신요금 납부 내역, 온라인 쇼핑 정보를 활용해 청년, 주부 등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계층을 겨냥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는 것도 가능해지고, 자동차 급제동 빈도나 운전시간·거리 등을 따져 모범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 상품, 소비·위치 정보를 활용해 식당·화장품 할인 쿠폰을 주는 서비스도 가능해집니다. 또 기업의 소셜 데이터와 종합주가지수를 더해 로보어드바이저로도 활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3. 금융사 반응은?

금융권은 데이터 거래소를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각종 데이터와 결합해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내면서 금융회사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부 금융사들은 불만을 표하기도 했는데요! 기존 카드사나 은행이 많은 금융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주고받는다기보다 핀테크사에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형 금융사들은 데이터 거래소가 생기더라도 지금 당장은 핀테크사로부터 제공받을 만한 데이터가 없다며, 일종의 재산인 데이터를 울며 겨자 먹기로 쉽게 내줘야 한다고 하네요.

또 보안 시스템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영세한 핀테크사의 경우 보안 시스템에 미흡한 점이 나타날 수 있고,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거래 당사자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짐과 동시에 대형 금융사가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더 큰 책임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4. 시민단체 반응은?

일부 금융사와 같이 시민단체도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만 2억 3,000만 건에 달하는데요. 때문에 데이터 거래소를 운영하게 되면 데이터 유출, 보안 사고 등이 이전보다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당국과 금융기관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 DB를 모두 비식별화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했습니다.

데이터 거래소는 개인정보보호의 기본 체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등 15개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1월 10일은 정보인권 사망의 날, 인간성의 일부인 개인정보를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넘겨버린 날로 기억될 것. 국회가 시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호 장치 없이 그대로 통과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시민단체는 데이터 3법을 두고 개정법 폐기를 위한 헌법소원과 국민캠페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5. 데이터 거래소 운영 계획은?

금융사와 시민단체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앞으로 금융 데이터 거래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현재 금융 분야 데이터 거래와 관련해서는 사례가 적어 거래가 가능한 금융 데이터의 범위, 관련 절차나 기준 등이 불명확한 상태인데요.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들이 데이터 유통 및 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또 공급자들이 금융 데이터 거래소를 통해 데이터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새로운 데이터 판매, 제공 방식을 지원하고, 합리적인 데이터 가격 산정 기준 등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거래소를 통한 데이터 유출 방지를 위해 자체적인 보안 관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하네요.

데이터 분석이나 가공, 암호화 등 데이터 유통과 관련된 새로운 업무 수요가 생겨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금융업계의 전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만날 수 있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익명 가공된 개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된 것처럼 우리나라도 데이터 거래소의 탄생으로 금융 경제 혁신이 안정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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